'중곡동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이 11년 만에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배상금은 A씨 남편에게 9375만원, 두 자녀에게 각각 5,950만 원씩입니다. 중곡동 살인사건은 범인 서진환(당시 43세)이 주부 A씨를 살해한 사건입니다. A씨가 유치원에 가는 자녀를 배웅하는 사이 집에 몰래 침입해있다가 귀가하는 A씨를 성폭행하려 하였고 강하게 반항하자 흉기로 잔혹하게 살인한 사건입니다.
문제는 범인을 검거한 후였습니다. 서진환이 사건 발생 2주 전 이미 다른 주택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주부를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성폭행범 관리 부실 문제가 재기되었고 DNA를 통합 관리 하지 않는 등 범인에 대한 검거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은 점도 밝혀지게 됐습니다. 심지어 성폭행범을 관리해야 할 보호관찰관이 범행 1개월 전부터 서진환과 대면 접촉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 됐습니다.
이런 문제로 A씨의 유족은 국가를 상태로 '서진환의 범죄를 미리 막을 수 있었다'며 3억 7000만원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1, 2심 법원은 '국가가 배상해야 할 만큼 경찰의 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이 결여되지는 않았다'며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달랐습니다. 경찰이 성범죄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자발찌 위치정보를 수사에 활용하지 않았고 보호관찰관은 범인에 대해 적극적 대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부 승소 취지로 서울 고법으로 사건을 돌려 보냈습니다. 만약 국가 기관으로부터 감시 관리 되어 있다고 인식했다면 범인은 대담한 범행을 할 생각을 함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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